일상 대부분에 자리 잡고 있는 플라스틱,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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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부분에 자리 잡고 있는 플라스틱,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
  • 오수정 기자
  • 승인 2022.07.0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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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장∙단점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
즉각적인 환경 효과는?

[FT스포츠]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플라스틱을 꼽을 수 있다. 가볍고 내구성이 강한 플라스틱은 급속도로 생활 속 필수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플라스틱 사용이 대중화 되기 시작한 1950년 당시 생산량이 약 200만 톤이었지만 2015년 기준 3억 8천만 톤으로 현재는 그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플라스틱은 사용하기 간편하고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지만 한번 만들어지면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네셔널 지오그래픽 통계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전 세계에서 1분당 약 100만개가 소비되고 있으며 플라스틱의 40%이상이 한 번 사용을 끝으로 버려지고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대부분이 땅 속에 매립되거나 버려진 그대로 자연 속에 썩지 않고 방치되면서 생태계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극 해빙, 가장 깊은 바다 속에 사는 동물의 내장, 그리고 전 세계의 식수로 스며들고 있다. 사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이제 너무 널리 퍼져 있어서 연구자들은 그것이 인류세의 지질학적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고까지 말 할 정도이다. 

지구 생태계 환경의 지속성을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환경 보호에 꽤 도움이 되는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삶에서 모든 플라스틱을 완벽하게 없앨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가구, 가전 제품, TV, 핸드폰, 옷 등을 포함한 기타 수많은 일상 물건은 말할 것도 없고 건물, 물품 운송 및 제품 포장 등은 물론 주사기와 투석장치 등 의료기계까지 대부분의 산업들은 플라스틱 인프라를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삶에서 플라스틱제로를 꿈꾼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희망 사항일 뿐이다. 하지만 갑자기 플라스틱 사용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경우 생활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생각해 보는것은 좋은 시도이다.  

일단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삶의 습관을 바꿔야 한다. 식재료에 쓰이는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마트에 더 자주 가야 할 수도 있다. 영국 폐기물 감소 자선 단체 WRAP의 연구에 따르면  사과, 오이, 감자의 경우 플라스틱 포장 용기 사용 유무와 상관을 보이지 않았지만 브로콜리의 경우 플라스틱 포장된 상태일 때 냉장고에 보관 시 보관 기간이 일주일 더 길었고 바나나는 플라스틱에 포장할 경우 실온에서 1.8일 더 오래갔다. 만약 채소나 과일 포장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필요한 양만 조금씩 구매하게 되어 불필요한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플라스틱 포장 용기에 대해 연구한 이들은 그동안 사람들이 편하고 쉬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의존해왔다고 말하며 이제는 사람들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조금 더 불편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무조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플라스틱 통에 담겨 유통되는 우유나 탄산 음료 포장 용기를 다회 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으로 바꾼다고 가정해 보자. 1리터 기준 40g 정도 나가는 플라스틱 용기보다 유리병이 800g정도 더 무겁다. 무거운 병들을 대량으로 모아 장거리로 운반할 것이고 수송 운행에 배출되는 탄소량은 운송 거리가 길 수록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 

플라스틱이 없어진다면 우리의 의복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섬유 중 석유 화학 물질로 만들어진 합성 섬유는 60%가 넘는다. 합성 섬유는 목화로 만든 면이나 대마로 만들어지는 천연 섬유를 대체하고 있으며 천연섬유에 비해 내구성도 강하다. 만약 플라스틱을 없앤다면 목화 재배지가 늘어날 것이고 목화를 키우기 위해 살충제 사용량이 증가하여 수질 오염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면화 재질은 합성섬유에 비해 약하므로 옷을 더 자주 구입해야 될 것이다. 신발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가죽이 필요해질 것이고 가죽을 얻기 위해 많은 동물들이 희생될 것이다.

석유와 가스를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공기를 오염시키고 인체에 해로운 독성 가스가 배출된다. 플라스틱 생산 중에 첨가된 화학 물질은 우리의 성장과 발달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생산하는 내분비계를 방해할 수 있다. 이 내분비 파괴 화학 물질(EDC) 중 대표적인 물질 비스페놀 A(BPA)은 플라스틱 제조 시 많이 사용되며 화장품에 쓰이기도 한다. 

이 프탈레이트나 BPA가 들어간 플라스틱이 식품 포장에 사용될 경우 식품에 성분이 스며들어 우리 인체로 들어오게 된다. BPA에 많이 노출될 경우 불임이나 호르몬 불균형 등의 잠재적으로 건강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피하는 것은 물론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일부 일상적인 플라스틱 품목은 건강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플라스틱을 우리 생활에서 없앨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사용하고 버린, 바다를 표류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새로운 종류의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

연구자들은 이제 바다에 떠 있는 대부분의 플라스틱이 결국 해안선을 따라 씻겨지거나 묻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그 해안선 플라스틱 중 일부는 해변 청소로 제거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계를 떠다니고 있다. 해안선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미세 플라스틱은 1990년대 또는 그 이전에 버려진 것들이며, 더 큰 조각이 분해되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

바다 생물들을 위협하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석유화학 플라스틱과 동일한 특성을 가진 친환경적 플라스틱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 친환경 플라스틱은 옥수수 전분으로 된 폴리락트산(PLA)으로 만들어지거나 종이나 사탕수수를 분홰사고 남은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자연에서 생분해되거나 사용 후 퇴비로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친환경 플라스틱도 환경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산업 퇴비화 시설에서 신중한 가공이 필요하고, 처음부터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보호 효과는 몇 십년 후에 나타나게 된다. 

환경 보호는 남이 하는 일이 아니다. 나부터 우선적으로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하는 필수 행동이다. 포장이 쓰자마자 버려지지 않고 유리로 만들어진 텀블러는 최소 15회, 플라스틱은 17회, 세라믹 재질은 최소 39회 이상 사용해야 환경 보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한번 사용한 일회용품을 깨끗이 씻어서 다시 한번 더 사용하는 것.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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