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이미래를 꿈꾸다. 공부보다는 당구로 대학생이 된 허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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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이미래를 꿈꾸다. 공부보다는 당구로 대학생이 된 허채원
  • 이승륜 기자
  • 승인 2022.01.11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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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래를 존경하고 닮고 싶다는 허채원
이미래를 따라 한국체육대학교로 진학 예정
PBA 크라운해태 라온의 박인수 프로의 가르침으로 일취월장
[당구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허채원]
[제17회 하림배 3쿠션 마스터스에서 성인부에서 우승한 허채원]

지난 2021년 6월 1일 서울당구연맹에서 주최한 '제17회 하림배 3쿠션 마스터스'에서 성인부 경기에 고등학생이 출전했다. 마르고 키가 큰 여고생은 베테랑 정진수 선수를 꺾고 우승했다. 고등학생이 성인부에서 우승한 첫 사례라 큰 이슈가 됐던 경기였다. 그 경기를 직접 중계하면서 허채원이라는 선수를 기억하게 됐고 대회가 있을 때마다 허채원의 대회 기록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성인무대에 도전하는 허채원을 만나봤다. 

[대학 진학을 앞둔 허채원]
[대학 진학을 앞둔 허채원]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허채원입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저는 이제 졸업반이라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학은 한국체육대학 경기지도학과에 합격해서 예비신입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분도 너무 좋고 시간도 많이 남아 친구들하고 놀고 싶지만 코로나 때문에 당구 연습만 하고 조심히 지내고 있습니다.

Q 당구 연습에 전념하고 계시는군요.

매일 연습하고 있어요. 학교 다닐 때는 수업 끝나고 연습해야 했기 때문에 그만큼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거든요.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만큼 연습할 수 있어서 좋아요. 쉬는 날은 정해져 있지 않고 제가 편한 날 하루 쉬고 있습니다.

Q 당구는 언제 시작하셨나요?

저는 원래 핸드볼 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체력이 약하고 힘들어 하니까 엄마가 당구를 권하셨어요. 아무래도 핸드볼 보다는 격하지 않은 스포츠라 그런 것 같아요. 나중에 알았는데 엄마가 공부로는 힘들거 같아서 운동을 시켰다고 장난스럽게 말씀하셨어요. 현실적인거죠. 저 역시 공부보다는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일찍 스포츠 쪽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마침 아빠도 당구장을 하고 계셨고 적극적으로 밀어주셔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당구를 시작했습니다.

Q 주로 어디서 연습하셨나요?

합정동에 있는 노블캐롬클럽에 가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집이 청량리 쪽이라 가끔은 집 근처에 있는 키스캐롬클럽에 가기도 합니다.

Q 당구를 시작해서 좋았던 점은 어떤건가요?

대회를 나가면서 조금씩 재미를 느꼈어요. 특히 기록이 잘 나오거나 강한 상대를 이겼을 때 너무 좋아요. 또 당구를 잘하면 대학을 갈 수 있어서 희망적이었습니다. 

Q 신체조건도 당구하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키는 165cm이고 말랐어요. 힘을 좀 더 길러야 하는데 약한 편입니다. 먹는 걸 좋아하는데 살은 안쪄요. 공부보다는 움직이는 걸 워낙 좋아해서 처음엔 핸드볼 같이 뛰어다니는 운동을 좋아했거든요. 사실 엉덩이 붙이고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엄마 말씀대로 공부는 안될 것 같았어요. 다행히 부모님께서 "너가 하고  싶은 걸 해라. 밀어주겠다." 라고 하셨어요. 대신 "끈기를 가지고 끝까지 해라!"라고 말씀하셨어요.

[당구 이외에는 집에만 있다는 허채원]
[대회나가는게 늘 기분 좋다는 허채원]

Q 지금 누구에게 배우고 있나요?

PBA 크라운해태의 박인수 프로에게 배우고 있어요. 1년 반 정도 됐는데 처음에 대대 21점이었던 제가 지금은 27점을 쳐요. 박인수 선생님에게 배우길 잘했어요. 정말 잘 가르쳐 주시거든요. 프로선수들은 당구를 잘 하지만 모든 프로선수들이 잘 가르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박인수 선생님에게 배우게 된 것은 당구에 있어서 최고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Q 롤모델 선수가 있다면요?

이미래 프로를 닮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도 이미래 선수가 졸업한 한국체육대학으로 결정했습니다. 이미래 선수처럼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도 진학할거에요. 아마도 당구선수가 대학을 졸업한 사례가 많지 않을텐데 이미래 선수는 학업과 당구를 병행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하게 됐어요. 저 역시 대학 졸업이 현재 목표입니다. 물론 당구도 잘해야죠. 

Q 특히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있습니까?

당구를 처음부터 같이 배운 조수연 선수입니다. 지금은 조현아로 개명했어요. 한살 차이인데 친언니 같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Q 제일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에요?

이겼을 때도 좋지만 지더라도 성적이 잘 나올 때 보람을 느껴요. 또 잘하는 선수에게 승리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전 아직 국제경험도 없고 이제 시작이잖아요. 성인무대에서 더 강한 상대를 만나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코로나 19로 조심히 당구연습을 하고 있다는 허채원]
[더 많은 대회와 더 강한 선수를 만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허채원]

Q 허채원 선수의 장점과 단점은 뭔가요?

장점은 끈기가 있어요.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은 하루종일 해도 힘들지 않아요. 그렇지만 관심이 없는 건 바로 포기해요. 하기 싫은 건 못하는 성격입니다. 또 잘 웃어요. 말만 하면 웃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교성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리더십도 있는 것 같아요.

단점은 음....게으른 것? 당구말고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그래서 당구 연습이 없는 날은 집에 콕 박혀 있습니다. 집이 좋아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으신가요?

전 이미래 선수처럼 교과서적인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여기에 김가영 선수의 화끈한 플레이를 더하고 싶습니다. 둘의 조합을 다 갖춘다면 최강 캐릭터가 될 수 있겠죠? 그러면 당구도 잘하고 인기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성인부에서 활약할 거니까 전국대회도 많이 나가서 입상하고 싶어요. 늘 도전하고 열심히 하는 허채원을 기억해 주세요.

짧은 시간이지만 허채원 선수와의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공부보다는 스포츠가 좋아 당구에 빠진 허채원은 당구로 대학에 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성격도 좋고 긍정적인 마인드의 허채원은 이제 시작하는 선수이다. 탄탄한 기본기와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허채원의 2022년 활약을 기대해 본다.

[늘 연습하고 항상 부족함을 채우는 허채원]
[늘 연습하고 항상 부족함을 채우는 허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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