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인간에게 지진이나 쓰나미 등 자연재해를 미리 알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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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인간에게 지진이나 쓰나미 등 자연재해를 미리 알려줄 수 있을까?
  • 오수정 기자
  • 승인 2022.07.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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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를 피하는 새 무리
해일을 피해 고지대로 이동한 버팔로
자연재해 전 동물의 이상 움직임

[FT스포츠] 해마다 세계 곳곳에서는 홍수나 태풍, 허리케인 등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인해 재산 피해는 많은 인명 피해를 입고 있다. 인류는 지난 수 천년동안 이러한 천재지변을 미리 예측하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펼쳐왔으며 현대는 날씨 예측 등 과학기술이 진보했지만 지진이나 쓰나미 등 조수와 지진 센서와 같은 지역 인공 조기 경보 시스템은 명확한 경보를 울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규모 9.1 규모의 해저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는 인도양 주변의 해안에 파괴 피해로 12개국에서 최소 225,000명이 사망했다. 이렇게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는 지진이 났을 때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이 사고 이후 해저 지진으로 해수면이 약 9m높이로 올라가기 직 전, 일부 동물들은 임박한 위험을 감지하고 도망치거나 자리를 이동했다는 목격이 제보되었다. 목격자 기록에 따르면, 코끼리는 더 높은 지대로 달려갔으며, 플라밍고는 저지대에 튼 둥지를 버리고 떠났으며 개들은 야외에 나오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태국의 해안 마을 뱅 코이에 사는 주민들은 해변 옆에 있던 버팔로무리가 갑자기 귀를 쫑긋 세우고 바다를 쳐다보더니 쓰나미가 닥치기 몇 분 전 인근 언덕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 때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 중에는 키우던 반려동물의 이상행동을 심상치 않게 여겨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새나 염소 등의 동물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따라가 피해를 면한 경우도 많다고 알려졌다. 

이 때 뿐 아니라 2010년에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에서도 이와 비슷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한다. 코끼리를 비롯한 몇 동물들은 며칠 전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는 것처럼 반응했으며 거북이들은 통가 화산이 폭발하기 이틀 전 갑자기 방향을 반대로 틀어 이동했다. 

동물들이 이러한 이상 행동을 하는 것은 기원전 373년에도 기록된 것이 있다. 그리스 역사서에 치명적인 지진이 발생하기 며칠 전 쥐나 뱀, 족제비들이 떠났다고 쓰여 있으며, 1805년 나폴리 지진 몇 분 전, 소, 양, 개, 거위가 갑자기 함께 울기 시작했고,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이 발생하기 직전 말이 공포에 질려 탈출했다는 기록도 있다. 

자연 재해 피해가 잦은 지역 중 경보 시스템이 발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2017년 세계기상기구 조사 결과 약 100개국의 정부가 여전히 자연 재해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경보 시스템이 갖춰 졌더라도 아직 현대의 과학기술로는 바다 밑에서 발생하는 거대 지진이나 갑자기 닥치는 자연재해를 미리 감지하고 적절하게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 

연구자들은 자연재해가 발생한 지역의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자연 재해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5년 전 독일의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의 마틴 위켈스키가 이끄는 팀은 동물이 재난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해 중요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들은 이탈리아 중부 지방 등 지진 발생하기 쉬운 지역의 농장에서 키우는 소나 양, 개에게 칩을 부착하여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몇 분마다 활동 패턴을 기록해 중앙 컴퓨터로 그들의 데이터를 전송했다. 

연구 기간동안 이 지역에서 규모 0.4 부터 6.6 규모의 지진까지 18,000건 이상이 공식 집계되었다. 연구자들은 농장의 동물들이 지진이 발생하기 20시간 전 이상 행동을 시작하는 것을 발견했다. 농장 동물이 45분 이상 총 50% 더 활동적인 것이 발견될 때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연구 기간동안 발생한 8번의 큰 규모의 지진 중 7번이 그 예상에 맞게 발생했다. 

위키켈스키는 2020년에 "동물들은 급박한 충격의 진원지가 가까워지는 것을 감지하면 행동을 달리 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진의 진원지가 가까울수록 더 자주 나타나고 거리가 멀 때는 좀 약해졌다."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시칠리아의 에트나 산의 화산 경사면에 거주하는 염소의 움직임 역시 모니터링 했으며 염소 무리에서도 동물들이 자연재해를 미리 감지하는 것 같은 현상을 발견했다.

진짜로 동물이 지진을 미리 알 수 있을까? 미국 대학에서 물리와 지리를 연구하는 교수 블래켓은 동물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전기장과 자기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각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면 특정 지역에 '응력(스트레스)'이 생긴다. 응력으로 발생한 에너지가 계속 쌓이다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지각이 뒤틀리거나 쪼개지면서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 받는 응력으로 생긴 지각 자기장이 지구 표면으로 흐르게 되는데 블래켓 교수는 이 자기장이 초저주파 전자기파를 생성하여 일부 동물이 감지할 수 있는 신호가 만들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전문가들이 동물 행동 분석을 통해 자연 재해를 사전에 감지 및 대처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니다. 설사 동물의 행동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더라도 실제로 실행 가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보조 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인류가 큰 피해를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말 못하는 동물들이 보여주는 신호도 무심히 넘기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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