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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과 '다이어트'의 주객전도

[파이트타임즈] 거리를 걷다 보면, 주택가 골목 등에서 무에타이, 킥복싱, 종합격투기, 복싱 등 격투 체육관의 간판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으며, 해당 체육관의 포스터, 현수막, 전단지 등 광고물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광고물에서는 먼저 해당 체육관에서 지도하는 무술(태권도, 킥복싱, 무에타이, 검도, 유도 등)이 소개되고, 뒤이어 ‘호신’, ‘다이어트’, ‘자격증’ 등의 단어들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기간동안 몇 kg을 ‘책임 감량’한다는 문구와 함께 해당 무술의 칼로리 소모율이 높다는 등의 부연설명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도 흔히 접할 수 있으며, 심지어 일부 체육관에서는 PT, 필라테스, 요가 등의 부가적인 과정까지 소개하기도 한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대부분의 무술은 수련 과정에서 높은 운동량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당 칼로리 소모율이 큰 편이기 때문에 목적에 따라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이는 생활체육적으로 접근했을 때 무술이 현대인의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가효과이기도 하다.

때문에, 지도자의 입장에서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격투 체육관을 방문한 관원에게 무술을 지도할 때에는 격투 기술에 대한 원리 등 세부적인 설명을 간소화하거나, 혹은 말 그대로 기술의 사용법만을 지도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주먹을 뻗고 발로 차는 방법만을 배운 관원을 흔히 농담으로 ‘샌드백만 치다 가는’ 관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때리는 법’ 만 익히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때려야 하는지’ 를 지도자가 심도 깊게 가르치지 않았거나, 관원이 불성실하게 학습한 경우이다.

이쯤에서 ‘무술’과 ‘다이어트’의 주객(主客)이 전도된 반면교사를 소개해볼까 한다.

태보(Tae Bo)는 태권도와 복싱의 동작 및 형태를 접목해 탄생한 무술(?)로, 미국인 빌리 블랭크(Billy Blanks)가 창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빌리 블랭크가 태보를 지도하는 모습, 사진출처 = 픽사베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빌리 블랭크는 1999년 태보 비디오를 발매해 약 1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은 바 있고, 또한 방송인 조혜련 등에 의해 국내에서 ‘태보’ 가 알려지기도 했다.

태보 비디오를 실제로 접하면, 에어로빅처럼 원투, 킥, 어퍼, 훅 등 특정 무술 동작을 리듬에 맞춰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문에 ‘호신술로 이용 가능하다’ 고 홍보되기도 했으며, 실제로 무술 동작만 봤을 때 일반인이 봤을땐 위협적으로 보여지기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격투기를 접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 실제로 호신에 효과가 있을까'를 생각하면 물음표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비디오 상에서는 단지 특정 무술 동작만이 반복될 뿐으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소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충분한 힘이 실린 주먹이나 킥을 맞으면 데미지가 있겠지만, 무술의 기본 원리 상 상대방의 동작에 맞춰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는 한 단순한 발차기, 주먹질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 무술을 익힌 사람과의 실전에서는 유의미한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지도자들은 관원들에게 무술 지도 시 해당 기술의 사용 방법과 함께 사용 시점(타이밍)에 대해 충분한 이론을 제공하며, 이와 동시에 '실전 경험' 을 강조한다.

무술에 대한 체계적인 지도를 받은 관원들은 반복 연습을 통해 기술의 숙련도를 쌓고, 쉐도우 복싱, 스파링 등을 통해 실전 감각을 높이며, 실전 경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기술을 완성해 가는 일련의 흐름을 거치며 성장해 나간다.

 

사진 = 픽사베이

 

이러한 일련의 과정 없이 익힌 무술 동작은 위의 ‘태보’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무술의 ‘형태’ 와 ‘동작’ 만을 배운 관원은 자신이 배운 기술이 호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주객전도'인 셈이다.

때문에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설령 ‘다이어트’ 를 주요 목적으로 입관한 관원이라고 해도 무술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따른 지도 방향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옳다.

자신이 지도하는 무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관원에게 제공함으로써 '다이어트' 만을 원하는지, 또는 생활체육으로써의 '무술' 도 함께 배우기를 원하는지 선택권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호신’의 관점에서도 관원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할 것이다.

윤동희 기자  ydh1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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