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나의 인터뷰] 포켓볼 유망주에서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김혜림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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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나의 인터뷰] 포켓볼 유망주에서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김혜림 선수
  • 이승륜 기자
  • 승인 2023.01.3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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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세계주니어9볼챔피언십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김혜림 선수]

한때 자넷리, 김가영, 차유람 등 포켓볼 선수들의 경기에 빠져 있을 때가 있었다. 그녀들이 포켓에 공을 쏙쏙 넣을 때마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10년이 더 지난 현재 안타깝게도 자넷리는 암투병 중이고 김가영과 차유람은 3쿠션으로 전향했다. 3쿠션은 대한민국에서 최고 인기 종목 중 하나로 꼽히면서 프로화에 성공했고 당구 채널이 생기면서 1년 내내 3쿠션을 볼 수 있게 됐다. 비록 포켓볼은 아직 국내에서 프로가 되지 않았고 경기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전세계 당구의 7할 이상이 포켓볼 시장이 점령하고 있고 당구에서 캐롬과 포켓볼은 함께 해야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포켓볼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풀(Pool)이라고 말한다.

포켓볼의 부활에 많은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그 중에 스무살을 앞둔 김혜림은 한국 여자 포켓볼의 유망주이자 샛별로 등장했다. 김혜림은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세계여자주니어포켓9볼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에 올랐다. 이제 주니어무대에서 성인무대로 올라가게 되는 김혜림 선수를 만나봤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당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포켓볼 선수 김혜림입니다. 나이는 19살(2004년 4월생)이고 이제 고3을 졸업해 한국체육대학교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Q 당구는 언제 시작했나요?

A 초등학교 6학년때 시작했어요.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했고 특히 배구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배구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배구 감독님이 진지하게 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셔서 아빠와 상의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아빠가 절대 안된다고 반대 하셨어요. 왜냐하면 배구를 하면 제가 다칠 수도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안 다치는 운동이 뭘까 찾아보다가 아는 분께서 포켓볼을 추천해 주셨고 아빠도 허락해 주셔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아빠가 운동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A 제가 당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당구의 '당'자도 모르시는 분이셨어요. 하지만 다른 운동은 참 좋아하셨어요. 특히 할아버지하고 아빠가 배드민턴을 엄청 잘 하세요. 집안 식구들이 운동을 정말 좋아합니다.

Q 당구는 처음부터 포켓볼을 하셨나요?

A 네, 처음부터 포켓볼로 시작했어요. 3쿠션보다 포켓볼이 해외에서는 더 큰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빠도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포켓볼을 선택하게 됐어요

Q 선수가 느끼는 포켓볼과 3쿠션의 차이는 뭘까요?

A 3쿠션은 계속 득점이 이어질 수 있고 공격 위주의 플레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는데 포켓볼은 3쿠션보다 수비가 많아요. 가끔 수비 위주로 가다보면 경기가 무척 오래 걸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경기는 일반인들이 볼 때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선수가 볼 때는 오히려 수비가 있고 그것을 풀어가는 경기가 더 재미있습니다. 마치 야구에서 투수전이 재미있다고 하는 것처럼요.

Q 처음 입상한 때는 언제였어요?

A 중학교 때 전국대회에 출전하게 되면서 계속 3등을 했어요.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때 중등부 우승을 했습니다. 

Q 포켓볼 하면서 어려운 점은 어떤거에요?

A 저는 원래 활발하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배드민턴이나 공을 던지는 운동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에  핸드볼 대표 선수로 시도대회에 나간 적도 있었습니다. 공을 던지고 팔을 휘두르는 걸 좋아하는데 당구를 하게 되면서 달라졌어요. 전체적으로 팔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하면 안되고 무거운 것도 들면 안됩니다. 너무 많은 근육이 있으면 불편하고요. 당구를 하는데 특정한 근육들이 있어요. 그 점이 어려웠습니다. 다른 운동을 포기하고 당구만 해야 하니까요.

Q 포켓볼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A 저의 미래가 다른 아이들보다 확실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하나만 보고 달려갈 수 있었어요. 준비를 많이해서 경기를 하면연습한 만큼 성적이 나왔어요. 대회 나가서 입상을 하게 되고, 또 계속 좋은 성적이 나오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열심히 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좋아지면서 행복감이 무척 크게 느껴졌어요.

[연습에 승부를 걸고 있다는 김혜림 선수, 학교가 끝나면 바로 연습장으로 달려가 포켓볼 수업을 받는다]

 

Q 친하게 지내는 선수가 있나요?

A 이소은이라고 저하고 동갑인데 같이 포켓볼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러면 특히 좋아하는 선수는 어떤 선수인가요?

A 2021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 출전했을 때 성인부에 최고의 포켓볼 선수인 켈리 피셔의 경기를 보게 됐습니다. 너무 멋있고 카리스마가 넘쳤어요. 팬 서비스도 좋고 직접 보니 반해버렸어요.

(피셔는 스누커와 포켓볼 종목에서 모두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한 타이틀리스트다. 스누커 월드챔피언십에서 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연속 우승했고, 2002년과 2003년에도 우승을 차지했다. 포켓볼에서는 2011년에 10볼, 2012년과 2019년에 9볼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Q 경기 없을 때 보통 뭐하시나요?

A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평일에는 학교 끝나고 5시부터 11시까지 연습하고 주말에는 아침부터 시작해요. 보통 주말은 13시간 이상은 연습 하는 거 같아요. 저는 연습에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Q 부모님께서 당구만 하다보면 걱정하실 것 같아요.

A 걱정 전혀 안하세요.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고 있어요. 아빠는 당구를 전혀 모르시다가 제가 당구 선수가 된 이후에는 같이 당구에 빠지셔서 심판 자격증도 따셨어요. 

Q 김혜림 선수 본인을 조금 더 자세히 표현해 주세요.

A 운동신경이 좋아서 다 잘하는 편입니다. 성격도 밝고 행복하게 보여서인지 친구들이 해피 바이러스라고 불러요. 저는 운동을 하다보니 학교에서 친구를 사귈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운동을 할 수 있게 배려해 준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에게도 감사해요. 덕분에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고 좋은 학교 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Q 공부하고 당구를 같이 하는게 사실 쉽지 않았을텐데요.

A 공부는 잘 못해요. 어렸을 때부터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빠르게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리고 중고등학교 6년동안 포켓볼에만 전념했어요. 그리고 최근 3년동안은 놀지도 않고 포켓볼에만 저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연습하기 싫을 때에는 좋은 생각만 했어요. '내가 한만큼 돌려 받을 것이다'라고요. 실제로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했고 열심히 한만큼 보상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가 우승이었는데 그걸 해냈으니까요.

Q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이번에 한국체육대학교에 입학해요. 남들처럼 대학생활을 즐기기는 힘들겠지만 다른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어요. 그래서 대학교를 가려고 마음 먹은 이유입니다.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제가 모르는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포켓볼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 보고 싶어요. 

[포켓볼 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김혜림 선수, 활발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해 준다] 

인터뷰 내내 웃음으로 분위기를 밝게 해준 김혜림 선수, 포켓볼 선수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바람을 잊지 않았다. 본격적인 성인무대로 진출하게 되는 2023년,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는 김혜림 선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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