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제사 베스트셀러 ‘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이강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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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제사 베스트셀러 ‘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이강희 작가
  • 민진아 기자
  • 승인 2022.11.1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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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펜데믹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질병으로 인한 힘든 시기가 조금은 여유로워지자 올해 3월부터 시작된 Fed의 재채기로 전 세계는 단순한 감기를 넘어 독감으로 입원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11월 초에 열린 FOMC까지 4번 연속 이어진 자이언트 스텝은 현실의 엄중함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런 때 역사의 패턴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단초를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출간 이후 Yes24, 알라딘의 경제사 분야 베스트셀러가 된 ‘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를 집필한 이강희 작가와 과거의 경제와 오늘날의 경제는 물론 미래의 경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출간 이후 책의 반응이 좋습니다. 예상하고 책을 기획하셨을까요?
-지난번 책을 쓰며 얻은 교훈 덕분에 이번 책에 관해서는 부담 없이 쉽게 쓰자는 생각만 했습니다. 이해가 쉬워야 접근이 쉬우니까요. 책은 읽는 사람을 위한 것이지 글쓴이의 지식을 뽐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거죠. 이번 책에 대한 독자들의 호응을 보고 놀랐어요. 경제사 카테고리에서 1위 하고 좀 더 큰 카테고리에서도 top 10에 들어간 것은 독자들이 '너도 이제 자신감이라는 걸 가져봐라'라고 시그널을 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를 낸 배경은 무엇인가?
-돈을 추구하는 자본주의가 세상을 점령해버린 지금, 개인의 행복을 위한 그 어떤 이상과 꿈도 자본축적이 없는 상태에서는 실현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자본주의로 세계를 물들인 백인들의 생각을 읽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우리는 그들을 모릅니다. 백인들의 어떤 선택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모르면서 돈만 벌려고 나서는 것은 사상누각이라고 생각해요. 생산자가 제품으로 돈을 벌려고 소비자 심리를 파악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본주의로 돈을 벌려면 그들이 걸어온 방향성을 알아야 종속변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림으로 경제를 풀어낸다는 게 신선한 접근 같아요?
-문맹률이 높았던 시기 글보다는 시각적인 요소가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었고 사진이 없던 시절에는 그림만이 세상을 담아내는 유일한 그릇이었습니다. 최근에 이루어진 이론적 사조를 대입하며 이야기를 풀어가기보다 근원을 보려고 노력했죠. 그래서 저는 그림에 담긴 명암과 색감에 대한 복잡한 내용보다 당시의 사회상만을 보려고 했어요. 과거를 이해하는데 당시를 묘사한 그림 이상 좋은 교보재가 없죠. 시각적인 요소는 지식을 내재화 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책에는 다양하고 많은 내용이 담겨있네요?
-네 세상 모든 게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있고 그 모든 게 서로간의 이익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렵지만 경제를 알아야하고 기본적인 요소들은 내재화시켜 습득해야 합니다. 

'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에서 꼭 봐야하는 하나를 추천한다면? 
-죄송하게도 모든 걸 응축시킨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책의 내용에 담긴 사례보다 관점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관점이 무조건 맞거나 옳은 것은 아니지만 독자들이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 현상의 일어나게 되는 배경에 관심을 갖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습관을 가져준다면 이 책은 성공이라고 봐요. 굳이 꼽자면 정보의 중요성을 다룬 로트쉴트(로스차일드)에 대한 내용을 추천합니다. 정보의 홍수에서 자신만의 식견을 갖춰야하기 때문이죠. 

책이 다루는 경제사 외에 독자가 사실을 다른 관점으로 보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말씀이죠?
-네. 세상의 여러 사건에 대해 다룬 각각의 내용은 방향성과 의도를 가진 소수에 의해 왜곡되었다고 봐요. 일종의 길들이기라고 할까요. 저는 길들여지기보다는 살아있는 ‘날 것’의 시선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도 그래야한다고 봅니다. 

원래 글을 쓰시는 작가가 아니신데 원고를 쓰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그 질문에는 할 말이 진짜 많은데요. 울컥할 정도로 많아요. 엄청 힘들어요. 첫 번째 썼던 ‘맛있는 맥주 인문학’을 쓸 때에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진짜 완벽한 초짜였었죠. 이번에는 지난번에 원고작업을 할 때보다는 수월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첫 책이라 갖는 의미가 남다를 텐데요?
-저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지는 않았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고 알게 해 준 책입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출판사에서 편집장님, 편집자님이 도와주셔서 잘 마무리 되었어요. 책이 인기를 얻거나 흥행되지는 않았지만 ‘세종도서’에 선정되면서 보람을 느끼게 해준 책입니다.

첫 책이 세종도서에 선정되었다고요?
-네. 어느 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세종도서에 선정이 되었다고요. 그래서 세종도서가 무엇인지를 찾아보았더니 나름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거더라고요. 술에 관련된 콘텐츠에서 세종도서에 선정된 것은 제 책이 세 번째였는데 맥주에서는 두 번째였고 맥주를 다룬 콘텐츠를 쓴 국내 작가 중에서는 제 책이 처음으로 세종도서에 선정되었던 겁니다. 엄청난 것을 해낸 것은 아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동안의 노고를 보상받은 느낌이 들어서 뿌듯했었고 제게 자신감을 가져다주었죠. 이후로 글을 쓸 때 성장 또는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노력해준 출판사에 항상 감사드리죠.

그럼 다시 이번 책으로 돌아가서 얘기를 해볼까요.

일반인이 경제에 쉽게 접근하기 위한 지름길 같은 게 있을까요?
-없어요. 경제와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렵게 만들어놔서 어렵게 접근하는 수밖에 없어요. 굳이 지름길을 만든다면 용어를 알아야죠. 경제나 금융과 대화하려면 용어를 알아야 해요. 용어를 알면 접근이 쉬워져요. 그리고 원리를 알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처음에 느려보여도 나중에는 가속도가 붙습니다.

과거에 대해 알려주신 작가 입장에서 앞으로 벌어질 경제에 대해 한말씀해주세요? 
-세계화가 끝날 거라고 말들은 합니다만 그게 당장 이뤄질까요. 세계화가 필요했던 이유를 알면 답이 보입니다. 세계화는 인건비 때문에 발생한 겁니다. 인건비는 재화의 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줍니다. 인건비의 증가는 물가인상으로 이어져요. 지금의 금리인상은 물가 때문이죠. 물가는 중요합니다. 물가를 낮추기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중국으로 갔어요. 중국도 인건비가 오르자 인도가 주목받았는데 최근 로봇산업의 성장으로 인건비가 중요하지 않아지고 있죠. 현상의 이면을 봐야 미래가 보입니다.

끝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이 책을 한 번만 읽는 실수를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만 읽으면 내용은 대충 파악할 수 있겠지만 관점을 흡수하기에는 한 번이라는 숫자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시간이 가능하다면 최소한 2~3번을 더 읽었으면 합니다. 읽을 때마다 받는 느낌이 다를 거라고 확신합니다. 조금이나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질 거고요. 읽는 독자들이 남들과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다른 관점이나 시선을 가지고 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고 다른 생각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식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식견이 다르면 느끼는 게 다르고 느끼는 게 다르면 행동이 달라질 거예요. 이게 체득되면 부(富)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겁니다.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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