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마지막 투어인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개막전 첫날 경기에서 우승후보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특히 중요한 것은 시즌 파이널인 PBA-LPBA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며 1부투어에 남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랭킹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로당구 선수들은 가능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면서 순위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이변의 시작은 개막전 첫경기부터 나왔다. 먼저 준우승 4번으로 늘 우승후보의 이미지가 심어져 있는 강민구는 이번 시즌 1부투어에서 단 한번도 이긴적이 없는 김태관에게 일격을 당했다. 김태관은 1차투어부터 5차투어까지 팔라존, 정성윤, 김재근, 마민캄, 서현민을 만나 모두 패했다. 월드 3쿠션 스타 플레이어인 형 김행직의 동생으로 많이 알려진 김태관은 강민구와의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서서히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 프로당구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1세트에서 김태관은 4이닝만에 하이런 7점으로 마무리하면서 15-1로 완벽한 모습으로 첫세트를 승리했다. 반면에 강민구는 3이닝동안 단 1득점에 그치면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2세트 들어와서도 김태관은 초반부터 앞서갔다. 1세트에 비해 폭발적인 득점력은 나오지 않았지만 꾸준하게 득점에 성공한 김태관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15-7로 2세트를 마무리했다. 김태관이 128강에서 두 세트를 따낸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5번의 투어에서 0-2 또는 1-3으로 패한 김태관이었다.
승기를 잡은 김태관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강민구를 계속 압박했다. 3세트에서는 5이닝만에 뱅크샷 4개를 적중시키면서 하이런 5점으로 추격하던 강민구를 15-9로 꺾고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강민구는 17이닝동안 단 한번만 연속 득점이 나왔을 뿐 모두 단발 공격으로 끝나는 부진을 보여주면서 시즌 두번째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맛보게 됐다.
가장 늦게 열린 128강에서 시즌 랭킹 6위의 조재호가 장대현에게 1-3으로 패하는 또 하나의 이변의 경기가 있었다. 이번 시즌 준우승 2번의 조재호는 1998년생인 영파워 장대현을 맞아 1세트부터 고전했다. 조재호는 1세트 선공이었지만 초구를 놓쳤고 무려 6이닝동안 무득점으로 초반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반면 이틈을 노린 장대현은 초반 8-0까지 앞서갔다. 7이닝에서 3득점을 올린 조재호는 조금씩 점수차이를 좁혀갔지만 초반 벌어진 득점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세트를 12-15로 패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장대현은 더욱 박차를 가했다. 2세트 시작과 함께 6점을 득점하면서 조재호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신이 난 장대현은 6이닝만에 15-4로 2세트까지 가져갔다.
4전 3선승제로 열리는 PBA 128강이기 때문에 조재호는 승부치기까지 가기 위한 마지막 힘까지 짜내야만 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조재호는 다행히 15-3으로 3세트를 승리하면서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조재호는 4세트 0-7에서 11-8로 역전에 성공해 분위기를 반전했고 승부치기를 만들기 위한 승부수를 계속해서 날렸지만 번번히 실패해 헛점을 노출했고 이와는 반대로 10이닝부터 12이닝까지 7득점을 몰아친 장대현은 15-12로 4세트를 역전하면서 세트스코어 3-1로 조재호를 꺾고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끝까지 담담하게 경기를 치른 장대현은 PBA 6차투어 첫날부터 대어를 낚는 이변의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시즌 랭킹 1위이자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은 함명수에게 3-1로 승리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밖에 서현민, 김재근, 조건휘, 비롤 위마즈(터키), 엄상필 등이 64강에 진출했다. PBA 128강은 27일까지 열리며 1라운드를 통과한 64명의 PBA 선수들은 128강의 성적에 따라 64강 대진표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