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은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 실력은...'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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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은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 실력은...'글쎄'
  • 이상민
  • 승인 2020.11.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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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파이트타임즈] 국내에는 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이름을 붙인 무에타이 챔피언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어떤 ‘단체’의 챔피언이기도 하고, 어떤 ‘지역’, 어떤 ‘나라’의 챔피언이기도 하며, 나아가 어떤 ‘대륙’ 또는 ‘세계’ 챔피언이기도 하다.

이들이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기 전까지의 노력과 열정, 피땀을 흘려가며 수련을 행한 정신은 충분히 기려야 마땅하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에 우후죽순 처럼 탄생하는 챔피언의 수가 너무 과하다는데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국내 무에타이 챔피언들이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에 부합하는 실력과 역량을 갖췄는지에 대한 분간이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본지에서는 작년에 '내가 세계 챔피언이야~' 과대광고 심각한 국내 입식 격투스포츠 업계.. '단체간 협력 필요' 칼럼을 연재해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칼럼을 연재한 후에도 국내에서는 수많은 ‘챔피언 타이틀 과대광고’ 양상이 지속됐다.

필자는 최근 취재 활동을 하던 중, 지난 6월 경 국내 격투 관련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 선수 한명을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이라며 소개하는 영상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 동영상에서는 해당 선수를 ‘월드클래스’, ‘세계 무대에서 국위선양을 이룬 선수’ 등으로 표현하고 이 선수가 출전한 경기를 ‘전 세계 최강자들만 모이는 경기’ 등으로 표현했다.

이는 해당 선수의 실제 무에타이 실력에 비해 과도하게 칭송(?)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 것이라고 볼 수 있었고, 독자 또는 시청자들이 해당 선수를 실제로 ‘아시아에서 무에타이를 제일 잘 하는 선수’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을 조성했다고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이 동영상의 댓글란에는 ‘이 정도 업적인데 잘 알려지지 않았네요’, ‘스포츠로 국위선양’, ‘뭐야 이런 사람을 나라에서 뭐 하나 제대로 해준 게 없네’ 등 해당 선수를 칭송하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본질은 이렇다. 이 선수가 특정 단체의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해당 단체가 정한 단순 타이틀명일 뿐이다.

즉, 해당 선수가 실제로 ‘아시아에서 무에타이를 제일 잘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

이에 필자는 특정 선수에 대한 단순 원색적 비난의 목적이 아닌, 오롯이 독자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국내 무에타이 계 ‘챔피언 과대광고’의 실상을 알리고, 나아가 국내 무에타이 업계의 질적 성장과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국내 챔피언 과대광고’를 주제로 다시 한 번 칼럼을 연재하고자 한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무명에 가까운 ‘사우디아라비아’ 선수와 경합해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전’ 타이틀 따낸 국내 선수

 

'무에타이 아시아 챔피언'을 소개한 해당 동영상에서는 작년 한 국내 무에타이 선수가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 타이틀을 걸고 무에타이 종주국인 태국의 낙무아이도 아닌 무명에 가까운 ‘사우디아라비아’ 선수와 챔피언전을 가져 타이틀을 따낸 경기를 다뤘다.

여기서 필자의 글을 읽고있는 독자들 중 일부는 ‘무에타이 종주국인 태국 현지의 낙무아이와 챔피언전을 꼭 해야지만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이 될 수 있는 것인가?’와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물론, 타 스포츠 종목의 경우 종주국이 아닌 타국의 선수들이 챔피언을 차지하거나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무에타이는 이러한 종목들과는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태국의 무에타이 수준은 종주국의 지위를 충분히 유지 할 만큼 그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태국 내에서도 실질적으로 권위 있는 현지 무에타이 대회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태국인 낙무아이를 꺾으며 승리하는 사례도 있으나, 그 수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의 경우는 태국에서 수년간 체류하면서 태국 낙무아이들과 똑같은 환경에서 훈련과 시합을 통해 그와 같은 결과를 얻어낸다.

하지만, 국내의 무에타이는 종주국인 태국 현지에 비하면 그 실력 수준이 현저히 뒤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선수가 태국 현지의 낙무아이도 아닌 무명에 가까운 ‘사우디아라비아’ 선수와 경합을 벌여 ‘아시아 챔피언 타이틀’을 따냈다는 것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쥘 만한 '기량'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혹이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 일반적인 태국 ‘낙무아이’의 무에타이 수준에 미칠지도 의문

 

특정 로컬 지역이나 국내가 아닌, 태국을 포함한 하나의 대륙인 ‘아시아’에서 무에타이 챔피언을 거머쥘 정도의 기량을 실제로 갖췄다면, 이 선수가 태국 현지에서도 실제로 권위가 있는 ‘룸피니’, ‘라자담넌’, ‘총쨋’ 스타디움 등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실제로 태국에서 내로라하는 태국 낙무아이들은 위와 같은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하거나, 챔피언 벨트를 거머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태국 현지의 권위 있는 무에타이 대회가 아니더라도, 태국 낙무아이인 ‘싯티차이’와 ‘Petch'는 세계 유명 입식 격투 대회인 ’글로리 킥복싱‘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수퍼본 반차멕’은 중국의 유명 격투 대회인 ‘쿤룬 파이트’의 70kg급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위 선수들과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한 국내 선수가 무에타이 대회에서 경합을 벌여 이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사실 위와 같은 태국 유명 낙무아이의 수준이 아니라, 태국의 일반적인 ‘낙무아이’ 수준에 미칠지도 의문이다.

또한, 아시아 ‘무에타이’ 챔피언전에 출전한 국내 선수는 해당 타이틀명이 무색하게 파이팅 스타일 또한 ‘무에타이’ 스타일이라기 보단 ‘킥복싱’에 훨씬 근접한 스타일로 경기를 펼친 것도 사실이다.

무에타이 경기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빰 클린치’나 ‘팔굽 공격’ 등의 전개 과정 및 구사 빈도, 스텝이나 각종 공방 동작들도 ‘킥복싱’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무분별한 챔피언전 개최, 실질적 ‘챔피언’ 가치 훼손할 수 있어

 

무분별한 챔피언전 개최는 대중들로 하여금 실질적인 국내 무에타이 챔피언의 기량 수준에 대한 혼선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대중들을 우롱하는 처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즉, 대중들에게 선수들의 기량에 대해서 ‘과대광고’를 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는 대중들을 우롱하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대중들의 조롱거리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무분별한 챔피언전 대회의 개최는 국내 입식격투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내에 수도 없이 많은 챔피언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기량이 뛰어나지 않아도 얼마든지 누구나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는 말의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국내에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무에타이 선수들이 스스로를 ‘최고(?)’ 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개별 선수들의 성장·발전 모멘텀을 저해시킬 수 있다.

실제로 더 성장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기량을 더 발전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진 = 구글 검색 캡처본
사진 = 챔피언의 정의 / 구글 검색 캡처본

 

끝으로, 챔피언은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빛을 발한다고 말할 수 있다.

만약 다이아몬드가 도처에 널려있다면, 누구도 비싼 값을 치르고 이를 사려하지 않을 것이다.

즉, 다이아몬드의 수가 많아지면 그  ‘가치’는 떨어지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누가 진짜 챔피언인지 가려낼 수 없을 만큼 챔피언이 많아 ‘희소성’이 떨어지면, 그들을 진짜 챔피언이라고 칭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챔피언으로서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입식격투 대회사들이 더 이상의 무분별한 챔피언전 개최는 지양하고, 실질적인 가치를 지닌 ‘챔피언’을 발굴해 대중들에게 보다 명확한 ‘챔피언’의 기준을 제시하고, 나아가 국내 입식격투업계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 세계 입식격투 무대로 발돋움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여 진다.

파이트타임즈 이상민 (sangmin735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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