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C 두선수의 삶과 정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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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C 두선수의 삶과 정신력
  • 전찬열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4.03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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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FC 장정혁 선수

[파이트타임즈]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 충청대학교에서 개최된 'TFC 드림 5'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대진들이 많았다. 

특히 한-일전인 TFC vs. Fighting Nexus 5대5 단체전 경기에서 코리안탑팀의 장정혁 선수와 천재라고 불리는 니시카와 야마토 선수의 대결은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럼 니시카와 야마토는 어떤 선수인가? 일본 삿포로 출신이며 아버지 역시 일본의 올드 파이터인 엔센 이노우에, 파라에스트라 주짓수 나카이 유키와 동시대에 운동을 했던 선수라고 한다. 

비록 큰 성적은 없었지만 자신이 못 다 이룬 챔피언의 꿈을 아들을 통해 실현시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서인지 야마토 선수는 지금 고등학교에 진학할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중학교 졸업을 끝으로 운동에만 전념한다.

야마토의 스케줄은 하루에 각 전문체육관을 돌면서 약 8~9시간 정도 훈련을 한다. 어린 나이지만 운동한지도 10년이 넘었다. 주짓수 역시 퍼플 벨트인데 곧 브라운으로 승급한다.

지금도 삿포로 교육청에서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 '야마토 학생을 고등학교에 보내야 한다'라고 연락한다. 허나 외골수인 니시카와 아버지와 아들은 '일본 중등교육법상 문제만 없으면 아무 상관없다'라고 말한다.

여하튼 격투기를 위해 태어난 리틀 사무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에 반에 장정혁 선수는 12살 어린 나이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차디찬 두만강에 군인들의 총탄이 언제 빗발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목숨을 담보로 북한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으로 바로 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중국 노녕성에서 약 3년 동안 중국공안과 북한의 비밀첩보원들을 피해가며 한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엿봐야만 했다.

중국생활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특히 장정혁이가 힘들어 했던 것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중국 사람들의 노골적인 차별과 행패가 더 힘들었다.

때문에 장정혁은 육체적으로도 강해지지 않는다면 내 어머님을 지킬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페트병들을 모아 물을 가득 채운 뒤 쌀자루에 넣어 청 테이프로 칭칭 동여매 저녁마다 두 주먹에 피가 나도록 때리며 날이 새도록 샌드백을 쳤다.

12~13살 어린 학생이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으면 생존이란 생각에 자생적으로 샌드백을 만들어 날이 새도록 주먹에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때렸을까.

그런 장정혁은 어머님과 함께 꿈에 그리던 대한민국에 중개인을 통하여 들어온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꿈을 발견했으며 격투기 선수로 성공해 어머니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을 꿈꾼다.

장정혁 선수는 이번 'TFC 드림 5'에서 야마토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장식하며 KO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나고 일본의 야마토 선수는 조용히 나에게 다가와 "나의 백스핀 블로는 굉장히 강하며 정확한 타이밍에 잘 때렸다. 그런데 맞고도 벌떡 일어나는 장정혁 선수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그 강한 정신력의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그 이유에 대하여 야마토 선수에게 말하지 않았다. 장정혁이 야마토의 강력한 펀치를 맞고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장정혁 선수가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목숨을 걸었다!"라는 그 정신력이 아니었을까?

올해 장정혁은 탈북학생들만 다니는 여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나 남한 생활은 아직 생각보단 더 힘들다. 그런 장정혁은 매일 목숨을 건다는 마음으로 고시원에서 살며 새벽에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을 하고 오후와 저녁에는 자신의 꿈을 위해 격투기 훈련에 매진한다. 힘들지만 먼 훗날을 어머니와 행복한 삶을 위해서다.

앞으로 장정혁의 삶도 여명[서서히 밝아오는 빛 같은] 인생이 되길 다시 한 번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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