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인터뷰] 공대 출신 주짓떼라 박연화 " 몸치들도 노력하면 될 수 있다"
상태바
[출전인터뷰] 공대 출신 주짓떼라 박연화 " 몸치들도 노력하면 될 수 있다"
  • 이진용 기자
  • 승인 2018.03.21 12:3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TFC 제공

[파이트타임즈 = 이진용 기자] 20대 초반, 한창 꾸미고 싶을 나이에 그녀는 예상 밖의 거친 스포츠를 접했다. 누구보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던 여성이었지만, 주짓수를 접하고 나서 활기차고 긍정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다.

"취미로 주짓수를 수련했다. 항상 옆에서 종합격투기를 하던 정유진 코치님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종합격투기를 접하게 됐다."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레 박연화(21, 더짐랩)는 종합격투기를 시작했다. 2016년부터 꾸준히 TFC 세미프로리그에서 출전하며 TFC 정규무대의 문을 두드렸다.

"학창시절엔 운동이라는 걸 전혀 안 하는 평범한 여학생이었다.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었다. 꼭 첫 승을 거둬서 인생의 큰 밑거름을 만들고 싶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박연화는 오는 31일 충북 청주 충청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TFC 드림 5' 두 번째 경기에서 신예 최율미(18, 몬스터 하우스)와 여성부 -57kg 계약체중매치를 벌인다.

"연패중이라 부담이 더욱 더 크다. 하지만 이겨내는 것도 나의 몫인 것 같다. 지난 경기들을 되돌아보면 너무 소극적이었다. 연습한 걸 못해서 너무 아쉽다. 항상 끝나면 아쉬움이 너무나 크게 남았다. 이번엔 그렇지 않도록 더욱 더 연습을 하고 있다. 타격과 레슬링을 보완하고 싶어서 훈련을 많이 했다. 꼭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박연화는 지난해 6월 'TFC 드림 3'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태권도 기반의 권혜린과 3라운드 내내 치열한 승부를 벌였으나 아쉽게 판정패했고, 10월 'TFC 드림 4'에서 축구선수 출신의 복서 박시윤에게도 판정패해 아직까지 승리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첫 승에 재도전한다. 대학 졸업을 위해 그간 학교생활과 병행했다. 아르바이트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살아왔다. "지난 1월 동양미래대학교(구 동양공전) 로봇자동화공학과를 졸업했다. 본격적으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겉모습처럼 박연화는 천생 여자다. 케이지에서만 매섭게 돌변할 뿐, 평소엔 장난기 많은 소녀다. 예쁜 외모, 화끈한 타격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녀는 주짓떼라다. 여러 대회에서 입상한 박연화는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자신의 주짓수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최율미는 몬스터 하우스 유영우 감독이 눈여겨보고 있는 여성 신예다. 지난해 일본 세이자 대회에서 아쉽게 패했으나 경기감각을 익힌 만큼 프로 데뷔전에서 향상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율미는 좋은 분이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매치라는 생각이 든다. 큰 특징은 없는 것 같다. 체중 차가 좀 나지만, 기술로 극복해내겠다. 신체조건이 좋지만 활용하지 못한다는 소리를 항상 듣는다. 원거리 타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체력, 열정, 적극성이 승패를 가를 것이다."

박연화는 165cm로, 최율미보다 6cm나 크다. 지금까지 상대해온 상대들도 5cm 이상씩 작았다. 하지만 매번 큰 키와 긴 리치를 활용하지 못하고 쉽게 거리를 내줬다.

마지막으로 박연화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선수가 되고 싶다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나 역시 종합격투기를 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운동을 통해 힘든 훈련을 이겨내면서 노력하자는 교훈이 생겼다. 난 팀원 (서)지연이처럼 천재도 아니다. 오히려 평균 여성들보다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다. 

그러나 이 상황을 이겨낸다면 인생에 있어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을 해도 노력 없이는 되는 것이 없다. 학교를 졸업했다. 이제 진정한 성인이 됐다. 이번 경기는 '사회생활의 첫걸음이다'라고 생각하고 이겨낼 생각이다. 하얀 도화지인 상태다(웃음)."

박연화-최율미戰은 이번 대회의 유일한 여성부 경기다.

그녀는 "나처럼 '운동을 못하는 사람도 노력하면 될 수 있다'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몸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나도 너무 잘하고 싶다. 죽을 만큼 노력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그만 두라고 하지만 응원해주는 분들 때문에 힘을 내서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 날갯짓을 시작하겠다. 사랑하고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SNS에서도 응원해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