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사과→고소→그리스 이적까지···반성 없는 쌍둥이 자매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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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사과→고소→그리스 이적까지···반성 없는 쌍둥이 자매의 행보
  • 공민진 기자
  • 승인 2021.09.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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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끝끝내 한국 배구를 떠난다.

사진:스포츠코리아
사진:스포츠코리아

학폭 가해자로 드러난 지 8개월 만에 논란은 국내에 남기고, 그리스 리그 PAOK 구단으로 이적한다. 법적인 문제뿐 아니라 국민감정도 전혀 수습하지 않은 채 길을 떠난다. 사실상 국내 복귀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진심 어린 사과와 자숙이 아닌 당장의 선수 생활 연장을 택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이들의 국가대표 영구 박탈 징계가 말 그대로 ‘영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에서 함께 뛰게 됐다. 그리스 리그는 오는 10월 9일 개막한다.

그리스 여자리그팀 PAOK는 10일 국제배구연맹(FIVB)에 ‘대한민국배구협회 동의 없이도 이재영 이다영을 영입할 수 있는지’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FIVB는 29일 오후 7시 이후 국제 이적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영 이다영은 학교폭력 과거가 공개된 지난 2월 대한민국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도 박탈당했다. 당시 둘은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에게 상처를 줬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이재영)” “피해자들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겠다(이다영)”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두 자매는 SNS에 게재한 사과문을 슬며시 내리더니 4월 5일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피해자 측과 소송전에 들어갔다. 폭로 내용과 사실이 다르다는 게 이유였다. 체육시민연대가 “반성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돌연 학교폭력 피해자를 고소하겠다는 이다영 이재영은 사람으로서의 예의조차 없는 2차 가해 행위를 즉각 멈춰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방송 인터뷰를 통해서 “칼을 휘두른 것은 사실이 아니다. 손에 들고만 있었다”라는 황당한 해명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범죄 사실을 자백한 것과 다름이 없는 발언이었다. 일부 언론을 통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두 자매는 선수 경력이 이대로 끝나거나 실전 공백이 길어져 기량이 줄어드는 것만 걱정했을 뿐이다.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없는 그리스 무대로 떠나는, 연봉으로 4만 유로(약 5544만 원)만 주겠다는 PAOK와 계약한 이유다.

협회가 징계 없이 규정만으로 자매의 해외 진출을 막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쌍둥이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거론하기 전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게 우선이었다. 대중이 쌍둥이, 그리고 이를 대변하는 언론의 논리에 싸늘하게 반응하는 것도 순서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 자숙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국내 무대에서 뛸 길이 열린다는 게 대다수 배구 관계자들의 의견이었다. 분명 악화한 여론에도 V리그 및 국가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존재했지만, 현역 연장에 눈이 멀어 이 모든 걸 포기했다. 

두 사람은 당장의 출전을 위해 조건이 좋지 않은 그리스로 떠난다. 그리스 리그로의 이적은 쌍둥이 자매가 내린 최악의 결정이다. 고작 6개월을 쉬는 것이 아까워 해외로 떠났다는 것은 사실상 한국 배구와는 연을 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물론 선수에게 반년의 시간은 길 수 있지만, 쌍둥이 자매가 저지른 일을 고려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떤 변명도 없이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국민들에게 사과받아 여론을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은 삭제된 사과문, 그리고 공중파 인터뷰만으로 용서받으려 했고 그마저도 변명으로 일관돼 전혀 진정성을 주지 못했다.

고소를 마무리 짓지도, 도덕적인 의무를 다한 것도 아닌 쌍둥이가 국내 무대에서 환영받는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다시 보기 힘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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