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입식격투계 대중 신뢰 확보, ‘구라(?)’ 문화 척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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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입식격투계 대중 신뢰 확보, ‘구라(?)’ 문화 척결부터
  • 이상민
  • 승인 2021.03.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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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입식격투 전적 ‘100전’, 실제 실력은 볼 품 없을 수도 있어...경합의 ‘질적’ 수준 고려해야
-생활 스포츠로서의 입식격투 저변확대를 위한 대중적 신뢰도 향상 위해선, 상호간에 '예' 를 중시하는 환경 조성에도 힘써야

 

사진 = 태국 낙무아이 Petch 선수 소개 페이지 / 출처 = 글로리킥복싱
사진 = 태국 낙무아이 Petch 선수 소개 페이지 / 출처 = 글로리킥복싱

 

[파이트타임즈] 파이터 소개에서 빠지지 않는 ‘전적’. 격투계에서 선수들의 ‘전적’은 해당 선수의 실력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곤 한다.

실제로 격투 선수의 전적이 많다는 것은 곧 실전 경험이 많다는 말이고, 전적은 짧은 시간 내 많이 쌓기 어려워 선수의 운동 경력을 방증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태국의 경우도 통상 100전 이상의 전적을 보유하고 있는 낙무아이들이 룸피니, 라자담넌, 총쨋 등의 유명 무에타이 스타디움에서 챔피언전을 치르는 경우가 많고, 입식 격투 계에서도 ‘월드 클래스’ 정도의 선수들이 수십 전 이하인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입식격투 전적은 태국 또는 글로벌 격투 무대와는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입식격투 전적, 숫자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경합의 ‘질적’ 수준 고려해야

입식격투의 ‘전적’이라는 것은, 단순 숫자의 크기로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경합의 ‘질적’ 수준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극단적으로 일례를 들어보자면 생활체육 대회에서 1전~2전짜리 선수들, 아마추어와의 경기만 100전을 가진 선수들과 무에타이 강국인 태국에서 실제 현지 콘타이들과 100전의 실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과의 실력은 비교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

즉, 격투시장 클라스의 차이다.

태국의 무에타이를 경험해보거나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국내에서의 무에타이 100전과 무에타이 종주국이자 세계 최강국인 태국에서의 무에타이 100전 선수들과의 기량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굳이 상세히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고 사료된다.

무에타이‧킥복싱 등의 입식격투 종목은 국내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 국내의 입식격투 수준은 낮은 편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특정 선수가 다수의 국내 선수들과 100전이 넘는 경합을 벌였다고 해도, 사실상 국내의 평균적인 수준을 넘어 특출 나게 격투 수준이 높아지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활동하던 입식격투 선수들의 해외 진출 사례 및 글로벌 인지도를 살펴보면 일정 부분 추측이 가능하다.

사실상 글로벌 입식격투 무대에 진출한 국내 선수들은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세계무대에 진출한 국내 선수들의 경우도 '월드 탑 클래스' 수준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이들에 대한 글로벌 대중들의 인지도도 낮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내 무에타이·킥복싱 팬인 필자로서는 정말 아쉬운 표현이지만, 사실상 개천에서 용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일원화 되지 않은 국내 입식격투 선수들의 ‘전적’ 정보, 부풀려 주장해도 증빙하기 어려워

국내 입식격투계에는 수많은 입식격투 단체가 상존하고 있다. 지역 군소 단체까지 포함하면 아마 수십~수백 개의 입식 격투 단체가 존재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 단체들은 특정 선수들의 전적을 별도로 보관 및 관리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해도 각 단체 간에는 선수들의 전적 및 정보 공유가 적은 편이다.

사실상 특정 선수의 모든 입식격투 전적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일원화 해 제공하는 단체 또는 협회는 국내에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이러한 국내 입식 격투계의 특성으로 인해 국내 입식격투 선수가 자신의 전적을 부풀려 주장해도 이를 타인이 증빙하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사진 출처 = Muay Thai Pros
사진 출처 = Muay Thai Pros

 

■ 실력 파악 위해선, 실제 링 위에서의 경기력 또는 트레이닝 모습 확인할 필요도 

위와 같은 사유로 사실 일부 지도자 및 선수들이 자신들의 입으로만 말하는 ‘전적’만으로는 그들의 실제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특정 국내 입식격투 선수 또는 지도자들의 실제 격투 실력을 파악하고자 할 때에는 단순 전적의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실제 링 위에서의 경기력 또는 트레이닝 모습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특정 선수 및 지도자들이 아무리 자신의 전적을 부풀리고 실력을 과장해도 격투 고수들의 경우 그들의 짧은 트레이닝 영상이나 기본 폼만 봐도 거의 정확한 수준으로 그들의 격투 실력의 가늠이 가능하지만 일반 대중들은 이러한 판단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자신의 거짓 전적 정보나 과장된 격투 실력을 주장하는 것은 단순 거짓말이 아닌 '사기 행위'로도 발전할 수 있어 문제가 크다.

일례로 입식격투 체육관의 지도자가 관원들을 유인하는 수단으로써 이러한 행위를 일삼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다.

실제 그 존재 여부는 알기 어렵지만 말이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2015년 개봉한 영화 ‘거짓말’에는 허언증에 지배당한 여주인공 ‘아영’이 나온다.

그녀는 가전제품 매장에서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려는 척 하다가도 마지막 결제의 순간이 다가오자 발을 빼버리고, 부동산중개소를 찾아 고급주택을 계약할 것처럼 행동하다가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계약을 하지 않고 자리를 뜨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그녀의 생활수준은 고급주택은 고사하고 가전제품도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듯했고, 가정 내에도 문제가 많았다. 자신의 고달픈 삶을 잠시라도 잊어보기 위해 쉽게 말해 ‘있어 보이는 척’ 거짓말을 한 것이다.

아영은 직장 동료들에게도 자신의 생활수준이나 남자친구의 직업 등을 부풀리는 거짓말을 일삼곤 했다.

하지만 그녀의 거짓말에 점점 수상함을 느끼기 시작한 동료들이 그녀를 왕따시키기에 이르게 되며, 이는 결국 아영의 퇴사로 이어지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민낯이 드러나고 만 것이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자신의 전적을 부풀리고 실력을 과장하는 선수 또는 지도자들이 있다면, 이들은 언젠가 실질적 ‘고수’를 만나게 됐을 때 자신이 거짓말로 쌓아 올린 명성이나 인지도 등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업계에서 보이콧을 당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 영화 거짓말 속 '아영'처럼 말이다.

 

■ 격투스포츠에 대한 대중적 신뢰 확보, 그 출발점은 '정직함'이 될 수도

 

대중적 신뢰가 바로 섰을때, 대중들의 인식도 바뀐다. 그 출발점은 바로 '정직함' 에서 나올 수도 있다.

사실 아직까지도 일반 대중들이 격투기 선수 및 지도자, 또는 해당 스포츠를 수련하는 사람들을 바라 보는 시선, 즉 사회적 인식들은 그리 달갑지 않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못배운 사람들, 무식한 사람들, 과격한 사람들, 폭력성이 높은 사람들, 머리에 든게 없어서 몸으로 때우는 사람들, 건방진 사람들, 나이도 어린 놈이 건방 떨기는..."

 

일부의 경우 대중들로 부터 위와같은 말들이 나오게 행동하는 이들도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격투스포츠 수련자 및 지도자들 모두가 위와 같진 않다. 

오히려 인성과 인품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이런 사실과는 별개로 대중들은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생각(?), 고정관념으로 격투 스포츠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을 평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즉, 사회적 인식 저변에 이미 위에서 언급한 바닥(?) 이미지가 팽배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왜 일까?

물론 그 이유야, 평소 일반인 또는 자신의 지인들을 대할 때의 '품행', SNS 등과 같은 온라인 채널 및 일상 생활에서의 건전하지 못한 언행 등에서 여러 가지 이유를 찾아볼 수 있겠다.

특히, 필자의 개인적 사견이지만 국내 격투 업계의 선수 및 지도자들은 SNS를 즐겨하는 경우가 유독(?) 많은 것으로 보여지는데, 격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중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SNS 상에서 실언을 하거나, 누가봐도 경우에 어긋난 예의없는 말들을 하는 경우도 종종 접하는 게 사실이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고 했던가.

하지만, 필자는 본 칼럼에선 격투스포츠에 대한 대중적 신뢰도 향상의 방법 중 하나를 '정직함' 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격투기'라는 종목은 실제 자신이 땀 흘린 만큼, 노력한 만큼 열매를 얻을 수 있는 '정직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

아무리 입이나 키보드로 자신의 전적과 실력을 부풀린다 하더라도, 실제 실력은 땀흘린 만큼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자신의 실력과 전적을 과대포장하는 일부 격투 선수 및 지도자들이 나타날 경우 '입식격투 종목'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도 또한 하락해 단순히 '허세만 가득한 종목과 격투기 업계 사람들'으로 인식되는 오명도 안게 될 수 있다.

또한 이는 무에타이·킥복싱 등 입식 격투 종목의 국내 대중적 유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불어, 열심히 자신이 노력한 만큼, 도달한 만큼 정직하게 실력을 밝히는 대다수의 선수 및 지도자들에겐 크나큰 실례를 끼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인성 함양에 대해 지도해야 할 격투스포츠 지도자들이 거짓말을 일삼고, 윗사람 아랫사람 구분없이 SNS상에서도 막말과 반말을 이어가는 경우 인성 지도는 커녕 아이들에게 '거짓말' 과' 허세', ' 예의없는 방법' 등이나 가르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국내의 경우 특정 선수의 실제 전적의 수를 확인하기가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이를 확인하려 든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따라서, 입식 격투스포츠 종목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도 향상과 아이들에게는 올바른 인성에 대한 지도, 존경할 만한 또는 믿을 만한 지도자 및 사람들로 대중적 지지를 받고 생활체육 스포츠로서의 지위 상승을 위해선 업계 구성원 스스로가 그에 맞는 품행과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상호간에 '예' 를 중시하는 환경 조성에도 보다 힘써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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