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충격은 새로운 동기와 영감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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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충격은 새로운 동기와 영감을 부여한다"
  • 이상민
  • 승인 2021.03.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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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abqjournal
사진 출처 = abqjournal

 

[파이트타임즈] 과거 필자가 무에타이를 수련한지 약 2년 정도 되던 어느 날, 체육관의 선배와 스파링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서로 열띤 공방을 펼치긴 했으나, 상대인 체육관의 선배는 필자가 느끼기에 스승님 다음으로 강한 분이었기에 필자는 제대로 된 공격을 몇 번 해보지 못 하고 악으로 깡으로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

그래도 워낙 강한 분이니 나름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필자는 선배로부터 원투 정타를 허용했고 이로 인해 순간 펼쳐진 그로기 상황에서 왼발 미들킥 정타를 정확히 필자의 간장 부위(오른쪽 갈비뼈 부위)에 허용했다.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강한 통증에, 당시 필자는 바닥을 굴러 다니며 약 1분 간 통증을 호소했다. 이는 정말이지 살면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통증이었다.

 

사진 출처 = muay thai pros
사진 출처 = muay thai pros

 

이후 필자에게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

필자가 상대와 공방을 펼치는 과정에서 상대가 필자의 간장 부위를 노린 공격을 구사할 때 의식적으로 방어를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해당 공격에 노출될만한 상황을 피하고 공격이 들어온 경우 필사적으로 방어를 수행해냈다.

또한, 필자는 평소 쉐도우, 미트, 샌드백, 스파링 훈련을 실시할 때에도 해당 부위를 가격당하지 않으면서 공방을 이어나가는 법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거듭하며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이후에는 간장 부위를 노린 공격이 나에게도 위협적이지만 상대에게도 상당히 위협적인 공격이라는 것을 자연히 깨닫게 되면서 왼발 킥, 왼손 바디 공격을 자주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

필자는 지금도 왼발과 왼주먹으로 상대의 간장 부위를 노리는 공격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즉, 단 한 번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반사적 방어’에서 ‘의식적 방어 방법 연구’로 이어지고, ‘새로운 공격 방법의 수련’까지 도달하게 된 것이다.

 

사진 출처 = muay thai citizen
사진 출처 = muay thai citizen

 

아마, 이러한 현상은 필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무에타이를 수련하는 이들이 공감할 내용일 것으로 사료된다.

필자의 스승께서는 과거 ‘두려울수록 강해진다’라는 말을 해주신 적이 있다.

당시 이 말씀을 들었을 때, 스승의 의중이 무엇이었는지 뜻을 한참 곱씹어보다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한참을 잊고 살던 말이었는데, 아주 강력한 공격을 허용했던 그 날 이후로 이어진 나의 변화를 살펴보며 이 말씀의 의미를 일부 깨닫게 됐다.

필자는 간장 부위에 꽂혔던 그 왼발 킥이 두려워 이를 몸에서 반사적으로 회피하게 됐고, 나의 간장 부위를 노린 공격에 대한 방어 방법을 의식적으로 연구하며 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게 됐으며, 나아가 링 위에서 상대의 간장 부위를 노려 강력한 충격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즉, 간장 부위의 제대로 된 정타를 허용했던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더욱 발전시키고 채찍질 했던 것이다.

이는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진 = 도도새 / 출처 = 위키백과
사진 = 도도새 / 출처 = 위키백과

 

독자들은 '도도새'를 아는가?

이 새는 인도양의 모리셔스(Mauritius) 섬에 서식했으며, 매우 오랫동안 아무런 방해도 없이 잘 살았기 때문에 하늘을 날아야 할 필요가 없어져 나는 능력을 잃게 됐다.

이후 1505년 포르투갈의 선원들이 이 조류의 서식지에 상륙하면서 이 섬은 향료 무역을 위한 중간 경유지로 자리잡게 됐다.

날지도 못 하는 도도새는 선원들에게 편리하게 사냥할 수 있는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이로 인해 많은 수의 도도새가 죽어갔다.

이후 네덜란드 인들이 이 섬을 죄수들의 유형지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죄수들과 함께 돼지와 원숭이들이 유입됐다.

생쥐, 돼지 그리고 원숭이들은 바닥에 둥지를 트는 도도새의 알을 쉽게 잡아먹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 새는 1681년을 마지막으로 지구 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만약 도도새의 서식지에 천적이 함께 서식해 이 새가 생존에 대한 위협을 끊임 없이 받았더라면 날개를 잃을 일도, 멸종당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도 어떠한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로 매일같이 평온한 일상만을 영위한다면 내부적으로는 나 자신의 발전 방향성과 비전을 찾기 어려울 수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누군가가 자신을 위협하거나 기망하려 들 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 한채 속절없이 당하고 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링 위든 일상의 삶 속에서든 어떤 강한 충격이 다가오더라도, 막연히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을 죽이지 못 하는 고통은, 결국 당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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